By ROBERT SUTTON
상사라면 매우 뛰어난 직원에게 많은 관심을 주기 마련이지만 나쁜 직원에게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 Serge Bloch
심술궂거나 게으르거나 무능한 직원이 몇 명 있는 것만으로도 팀이나 전체 조직의 성과를 망쳐버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잇따라 발표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직원들이 아무리 유능해도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나쁜 직원은 모든 팀원의 정신을 산만하게 하고 성과를 저하시킨다. 게다가 분노와 게으름, 무능과 같은 파괴적인 행동은 무섭게 전염되는 경향이 있다. 나쁜 직원을 받아들이거나—아마도 정치적 특혜의 대가로—직원들이 무례하거나 무능할 때 그냥 넘어가는 상사는 가장 유능한 직원까지 실패하게 만드는 환경을 조성한다.
일단 나쁜 직원을 아예 채용하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일단 들어왔다면 이들을 개선시키거나 (필요한 경우) 해고해야 한다.
상사가 매우 유능한 직원을 자기 팀으로 끌어오거나 키워주려는 이유는 이해하기 쉽다. 아주 뛰어난 직원이 놀라운 성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수많은 연구결과가 있는 데다가 최고의 성과를 보이는 활기찬 직원에 집중하는 게 재미있고 보람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연애부터 사내 인간관계까지 각종 주제에 대한 연구를 보면 부정적인 상호작용이 긍정적인 것보다 훨씬 더 큰 파장을 미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유는 간단하다. 로이 바우마이스터 및 심리학 연구진이 말한 것처럼 “악이 선보다 강하기 때문”이다. 나쁜 직원 때문에 유발되는 주변 사람들의 부정적인 사고, 감정과 행동은 건설적인 직원 덕분에 생기는 긍정적인 사고, 감정과 행동보다 더 강력하고 오래 지속된다.
나쁜 직원이 팀 성과에 미치는 연구결과를 살펴보도록 하자. 윌 펠프스 등 연구진은 게으른 직원(“노력을 안 하는 직원”), 타인의 기분을 상하게 하는 직원(“비관주의, 불안, 자신 없음, 짜증”을 표현하는 직원), 심술궂은 직원(“일반적인 상호존중”을 무시하는 직원)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을 수행했다. 연구결과, 팀에 게으르거나 심술궂은 직원이 한 명 있는 것만으로도 전체 성과가 30~40%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조직이 이러한 부정적인 영향을 없애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까?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이런 사람들을 애초에 고용하지 않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입사지원자 평가에 새로운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
일반적인 평가방식은 지원자가 나쁜 직원이 될 것인지 판단하기에 부적합하다. 학력이 좋거나 면접에서 매력적이고 명석해 보이는 지원자일지라도 게으름과 무능, 심술궂음을 감추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원자를 평가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실제와 같은 조건에서 어떻게 직무를 수행하는지 관찰하는 것이다. 모바일기기용 뉴스구독 앱 제작업체인 펄스의 임원진은 이러한 접근법을 사용하고 있다. 새로 직원을 뽑을 때면 이전의 동료직원과 상사의 평가를 고려하고 면접을 여러 번 본다. 그러나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지원자들을 회사에 하루나 이틀 불러놓고 짧은 업무를 수행하게 하는 것이라 한다(지원자가 일하는 시간에 대한 금전적 대가는 지불된다).
지원자의 기술수준뿐 아니라 성격에 대해 잘 파악할 수 있는 방법이다. 장애물을 어떻게 처리하는가? 언제 도움을 청해야 하는지, 언제 타인에게 도움을 주어야 하는지 알고 있는가? 이력서 상으로는 훌륭해 보였고 추천도 받은 지원자가 시험업무 기간 동안 기술적 대인적 약점을 드러냈기 때문에 채용하지 않은 적도 있다고 한다.
착하게 행동하는가
채용과정 개선에 더해 심술궂게 구는 사람을 용인하지 않는 팀문화를 형성할 필요가 있다. 최고의 조직은 나쁜 직원을 용인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 직장에서 용납되지 않는 행동을 명시할 뿐 아니라 이러한 행동을 방지하거나 중단시키기 위해 단호하게 대처하는 것이다.
근무환경이 뛰어난 것으로 알려진 금융서비스업체 로버트 베어드의 예를 들어보겠다. 로버트 베어드는 타인을 존중하지 않거나 이기적으로 행동하는 것이 용납되지 않는 문화를 만들기 위해 진지한 노력을 기울인다. “나쁜 놈 불가 원칙”이라는 것이다(“나쁜 놈”보다 화려한 단어를 사용하기는 하지만).
이러한 원칙은 채용과정부터 적용된다고 폴 퍼셀 CEO는 말한다. “면접에서 지원자의 눈을 보면서 ‘못되게 행동하면 해고된다’고 이야기한다. 대부분 지원자는 아무렇지 않은 모습을 보이지만 이따금 얼굴이 창백해지는 사람이 있다. 이런 사람들은 지원을 포기할 핑계를 찾아내 알아서 사라진다.”
만약 채용과정에서 실수를 해 동료직원을 비하하거나 자신의 필요를 우선시하는 직원을 고용할 경우 빠른 대처를 통해 해고한다.
물론 이렇게 엄격한 접근법은 모든 기업문화에서 사용할 수는 없다. 보다 온유한 접근법의 예로는 캘리포니아 버클리에서 40년째 셰이파니스라는 이름의 레스토랑을 운영하고 있는 유명요리사 앨리스 워터스를 들 수 있다.
전기작가인 토마스 맥나미는 사람과 음식에 대한 앨리스의 사랑이 주변 사람들에게 어떻게 퍼져나가는지 설명한다. 물론 나쁜 직원이 해고되는 경우도 있지만 그녀가 직접 해고하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고과정은 동료직원 중 한 명이 나쁜 직원에게 그 사람의 행동에 대해 앨리스가 “100% 만족하지는 않는다”고 전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렇게 힌트를 주었는데도 변화가 없다면 말을 전한 직원이나 앨리스와 가까운 사람이 나쁜 직원을 해고한다.
셰이파니스 대변인은 앨리스가 직접 해고를 할 때도 있지만 “해고당하는 사람이 새로운 기회를 찾아 떠나기로 한 결정을 스스로 내린 것처럼 느끼게 해준다”고 말하며 셰이파니스 직원 다수는 수십 년 동안 근무해 온 사람들이라고 전했다.
가까이 두기
이따금은 조직이 파괴적인 직원을 해고하지 못하거나 안 할 때가 있다. 나쁜 직원이기는 하지만 매우 유능하거나 조직운영에 핵심적인 경우에도 그렇다. 이럴 때는 지도와 경고, 유인책을 사용해 부정적인 행동을 줄이도록 해야 한다. 물리적으로 고립시키는 방법도 있다.
높은 기술력을 갖추었지만 주변 사람들에게 못되게 구는 엔지니어를 해고할 수 없던 한 기업은 회사건물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곳에 멋진 사무실을 얻어주었다. 동료직원들은 매우 행복해 했고 혼자 일하는 걸 선호하는 본인 역시 만족했다.
그러나 유능하지만 파괴적인 행동을 보이는 직원이 해고하기에는 “너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상사들은 이들이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과소평가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스탠포드대학교의 찰스 오라일리 등 연구진은 의류업체에서 일어난 사건을 예로 들었다. 이 업체는 가장 성과가 좋지만 부정적 행동을 보이는 영업직원을 해고했다. 해고 후 그만큼 좋은 실적을 기록하는 직원은 없었지만 매장 전체 매출은 거의 30%나 증가했다. 연구진은 “팀 전체의 성과에 악영향을 미치던 해당 직원이 해고된 후 직원들이 최선을 다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로버트 서튼은 스탠포드대학 경영과학공학 교수이며 ‘좋은 상사, 나쁜 상사: 어떻게 최고가 될 것이며 최악에서 교훈을 얻을 것인가’의 저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