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지혈증 진단을 받고 채식을 시작했다는 김주영(34세) 씨, 평소 잘 먹지 않던 채소만 억지로 먹다 보니 식사시간이 더는 즐겁지 않다. 고기를 끊은 지 벌써 3주, 눈만 뜨면 눈앞에 맛있게 구워진 삼겹살이 아른거린다. 고지혈증, 도대체 어떻게 먹어야 하는 걸까.
콜레스테롤은 무조건 NO?
고지혈증이라고 해서 콜레스테롤이 많이 들어있는 식품은 무조건 삼가야 할까?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문제는 과도하게 섭취하는 경우일 뿐이다. 적절한 식단구성으로 식품 중의 콜레스테롤 섭취를 적정량으로 제한해야 한다. 그렇다면 그 적정량이란 어느 정도일까? 음식물에서 체내에 흡수되는 콜레스테롤의 양이 하루에 약 300mg 이상이면 혈액 속의 콜레스테롤이 증가하게 된다. 즉, 콜레스테롤 섭취량이 하루에 300mg 이하이면 콜레스테롤 수치를 정상적으로 유지할 수 있다.
고지혈증 식사지침
식사를 통해 섭취하는 지방이나 콜레스테롤의 흡수를 줄이고, 체내 노폐물 제거 및 원활한 장운동을 위해 섬유질을 충분히 함유한 신선한 채소, 버섯류, 김이나 미역 등의 해조류, 콩, 잡곡류(현미, 조, 수수) 등을 매끼 2가지 이상 먹는 것이 좋다. 샐러드를 먹을 때는 가급적 담백한 소스(저지방요구르트, 올리브유, 양파, 사과 등의 과일이나 야채 활용)를 이용하고, 면류를 먹을 때도 국물보다는 채소, 해조류 등을 넣어 조리한다.
고지혈증으로 진단을 받은 사람들 중에 지나친 채식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하지만 신체를 구성, 유지하기 위해서는 적당한 단백질 섭취가 필요하므로 지방과 콜레스테롤이 많이 함유된 음식은 주에 1~2회만 먹으면서 두부, 생선, 살코기, 콩 등의 단백질 식품을 하루 2회 이상 섭취한다.
과일은 열량은 낮지만, 흡수하기 쉬운 작은 당류로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한꺼번에 많은 양을 먹거나 식사 대용으로 먹는 것은 적합하지 않다. 식후 간식으로 1~ 2쪽 정도가 적당하다. 우유는 가급적 저지방 우유로 하루 200~400ml 정도가 적당하며, 다른 유제품(유산균 음료, 치즈)과 번갈아 먹어도 무방하다. 음주하지 않고, 외식시 기름진 양식이나 중식보다는 담백한 한식으로 식사하며, 늦어도 저녁 8시 안에는 식사를 마치도록 한다.
건강한 식습관으로 고지혈증 예방
◎ 콩
콩단백질은 LDL 콜레스테롤과 중성지방을 감소시키는 반면, HDL 콜레스테롤에는 별로 영향을 주지 않는다. 연구에 의하면 하루 50g의 콩을 4주 동안 먹은 사람들의 총콜레스테롤 수치와 LD콜레스테롤 수치가 무려 12%나 감소되었다고 한다. 이것은 콩 속에 들어있는 레시틴 때문인데 레시틴은 지방이 혈관벽에 붙는 것을 막아 근본적으로 동맥경화를 막는 역할을 한다. 실제로 미국 식품의학국 FDA에서는 고지혈증 예방을 위해 강낭콩에 함유된 단백질을 하루 25g씩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 녹황색채소
채소에 포함된 비타민과 무기질은 건강한 몸을 유지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서, 하루 300g 이상 섭취하는 것이 좋다. 녹황색채소는 항산화성분인 베타카로틴이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종류로는 시금치, 당근, 쑥갓, 부추 등이 있다.
◎ 마늘
마늘은 혈관 내의 콜레스테롤 수치를 떨어트려 주는 것이 이미 입증된 식품으로 모세혈관을 확장하여 심장을 강화해 주기 때문에 고지혈증 뿐만 아니라 다른 심혈관계 질환에도 좋다. 또한 혈당수치를 낮추어 주는 효과까지 있어 당뇨병 환자에게도 권장하고 있다.
◎ 해조류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조류는 저칼로리 식품으로 비만을 방지하고 고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및 동맥경화 등 각종 성인병 예방에도 기여하고 있다. 칼슘과 철분, 요오드 등 미네랄을 비롯해 비타민도 다량 함유하고 있어 '바다의 보고'라고 불리고 있다.
◎ 비타민 C, E
비타민 C, E는 체내에서 과산화지질의 생성을 막아 줄 뿐만 아니라 이미 생성된 과산화지질을 분해하는 역할을 한다. 과산화지질은 동맥경화 뿐만 아니라 암의 원인이 되므로 비타민의 균형잡힌 섭취가 필요하다. 연구결과에 의하면, 계란과 소시지 등 지방질이 많은 음식을 먹고 이후, 비타민 C, E를 섭취하였더니 8%까지 떨어졌던 혈관확장률이 17%로 회복되었다.
고지혈증 식생활 포인트
1. 육류는 살코기만을 사용하며, 눈에 보이는 기름기는 모두 제거한다.
2. 가공육(베이컨, 소시지, 햄 등)은 포화지방이 많으므로 삼간다.
3. 닭은 껍질과 지방층을 제거한 후 먹는다.
4. 조리시 튀김은 피하고, 기름이 많은 양념은 하지 않는다. 찜, 구이, 조림 등의 방법을 이용한다.
5. 생선은 콜레스테롤을 함유하고 있으나, 포화지방산이 적으므로 고기류 대신 섭취한다.
6. 우유는 가능하면 지방함량이 낮은 저지방우유, 무지방 우유를 마신다.
7. 버터, 마가린 등의 포화지방산이 많은 음식은 피하고, 식물성 기름을 사용한다.
8. 달걀 노른자는 콜레스테롤이 많으므로 하루 1개 이상 먹지 않는다.
9. 과일, 채소류는 섬유질, 비타민, 무기질이 많으므로 충분히 섭취한다.
10. 밥, 빵, 감자, 콩 등은 일반적으로 제한할 필요는 없으나, 지나친 칼로리 섭취를 경계해야 한다.
11. 견과류(땅콩, 호두, 잣)에는 불포화지방산이 많은 반면, 지방량 및 에너지가 많으므로 제한한다.
12. 사탕 및 초콜릿에는 단순 당질 및 지방량이 많으므로 섭취를 자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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